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열한 살 남자아이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앞서 구속된 이 교회 목사에 이어 숨진 아이의 외할머니도 오늘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아이가 지속적인 학대와 방임 속에 숨졌을 가능성을 두고, 목사와 외할머니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규명하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개된 폐쇄회로 화면에는 아이가 처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어느 이른 아침, 흰색 민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남자아이가 도로의 중앙선을 넘어 차도를 가로질러 편의점 쪽으로 향합니다. 위태로운 모습이었지만 당시에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아이는 그대로 다시 교회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아이는 숨지기 전 스스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다음 날 아이는 또다시 교회를 빠져나와 경찰을 찾아가 맞았다며 학대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어린아이가 직접 경찰서를 찾아 폭행 사실을 알렸을 만큼, 당시 아이가 처한 상황이 절박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끝내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아이를 즉시 분리하는 대신 법원에 외할머니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하는 데 그쳤고, 아이는 다시 교회로 돌려보내졌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법원은 이 접근금지 신청마저 기각했습니다.
접근금지 신청이 기각된 바로 그날 밤, 아이는 고열과 함께 의식이 저하되는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이는 이송된 지 세 시간여 만에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거듭 학대를 호소했던 아이가 결국 보호의 손길이 닿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교회 목사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오늘 아이의 외할머니까지 구속하며 책임 규명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아이가 교회에서 어떤 학대와 방임을 당했는지, 또 아이를 지킬 수 있었던 보호 절차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포함해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조사를 계속할 방침입니다.
